매달 날아오는 8만 5천 원짜리 통신비 고지서를 볼 때마다 '내가 과연 데이터를 이렇게나 많이 쓰나?' 하는 강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집과 회사에서는 항상 와이파이를 쓰고, 출퇴근길 유튜브 시청이 전부였거든요. 결국 3년 약정이 끝나는 날, 미련 없이 kt M모바일로 갈아탔습니다.
알뜰폰은 대리점이 없어서 막막할 줄 알았는데, 퇴근길 집 앞 편의점에서 유심칩을 파는 걸 보고 헛웃음이 났습니다. 교통카드가 되는 8천8백 원짜리 NFC 유심을 사들고 오면서 '진짜 이것만으로 개통이 된다고?'라며 반신반의했습니다.
저녁 8시, 홈페이지에 접속해 '셀프 개통'을 시작했습니다. 과정은 무척 단순했습니다. 네이버 인증서로 인증을 끝내고, 월 2만 원대에 15GB를 넉넉히 주는 요금제를 골랐습니다. 유심 뒷면 19자리 숫자를 입력한 뒤 기존 통신사 해지 링크를 클릭했죠. 새 유심을 폰에 끼우고 전원을 두 번 껐다 켜니 바로 안테나가 떴습니다. 10분도 채 안 걸린 기적이었습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바로 다음 달 고지서였습니다. 8만 원대 요금이 2만 원대로 수직 낙하하며 짜릿한 쾌감마저 느껴졌죠. 연간 무려 70만 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동일한 KT 망을 쓰기에 통화 품질이나 속도는 이전과 완벽하게 똑같았습니다.
고객센터 전화 연결이 다소 오래 걸린다는 하나의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전용 앱으로 요금 조회나 부가서비스 변경을 혼자서 척척 할 수 있어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잘 안 쓰는 멤버십을 과감히 포기하고 확실한 통신비 절감을 이뤄낸 것, 단언컨대 올해 제가 한 가장 똑똑한 소비였습니다.